스탠리 드러켄밀러와 하워드 막스가 같은 분기에 산 종목 — 아르헨티나 YPF, 한 분기 만의 흑자 전환
2026년 5월 15일 공개된 13F 공시에서 매크로 거장 두 명이 같은 종목에 동시에 베팅한 사실이 드러났다. 듀케인 패밀리 오피스의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YPF 보유를 +433% 늘렸고, 오크트리 캐피털의 하워드 막스는 신규 진입했다. 매수 기준일은 3월 31일. 회사가 1분기 결과를 발표한 5월 7일보다 한 달 이상 앞선 시점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 전년 동기 영업이익의 4.6배, 잉여현금흐름은 18억 달러가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뒤집힌, 분기 흑자 전환이었다.
YPF가 어떤 회사인가
1922년 설립된 세계 최초의 국영 수직통합 석유회사. 아르헨티나 정부가 51% 지분을 보유하며 (2012년 4월 Repsol로부터 재수용), 아르헨티나 석유 생산의 약 40%, 천연가스의 약 30%를 점유한다. 핵심 자산은 바카 무에르타(Vaca Muerta) — 세계 4위 셰일 오일, 2위 셰일 가스 매장지로, YPF가 이 지역 최대 생산자다.
2024년 1월 신임 최고경영자 호라시오 마린(Horacio Marín)이 취임하면서 발표한 "4x4 플랜"이 회사의 방향을 바꿨다. 노후 재래식 유전 50개를 매각하고 자본 전부를 셰일에 집중하는 전략.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회사의 정체성을 통합 석유회사에서 순수 셰일 플레이어로 재편하는 전환이다.
왜 한 분기에 흑자로 돌아섰나
이유는 단순하다. 기름 뽑는 단가가 거의 반토막 났는데 셰일 생산은 두 배가 되었기 때문이다. 회사 전체 평균 리프팅 코스트가 2024년 배럴당 $15.6에서 2025년 $11.6, 2026년 1분기에는 $8.8까지 떨어졌다. 노후 재래식 유전 50개를 매각하면서 회사 평균이 셰일 허브의 낮은 비용 수준($4 안팎)으로 빠르게 수렴하는 구조다. 같은 기간 셰일 오일 생산량은 일일 122,000 배럴에서 205,000 배럴로 늘었고, 셰일이 전체 석유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에서 76%로 올라갔다.
매장량도 따라 증가했다. 셰일 P1 매장량은 2025년 1,128 백만 배럴로 전년 대비 +32% 늘었고, 셰일 잔존수명은 9년에 달한다. 한 분기 호황이 아니라 9년 짜리 생산 가시성이 확보된 구조적 변화다.
드러켄밀러와 막스가 본 것
이들이 본 것은 단기 손익이 아니라 구조였다. YPF는 셰일 오일 생산을 빠르게 늘리는 동시에 LNG 수출 인프라까지 함께 깔고 있다. 9년 치 매장량이 확보돼 있고, 수출 파이프라인은 2027년 가동 예정, LNG 프로젝트는 이탈리아 ENI 및 아부다비 ADNOC와 본 계약을 마친 상태다. 미국 셰일이 2010년대에 보여준 흐름 — 생산 증가 → 인프라 → 수출 — 의 아르헨티나 버전이다.
여기에 글로벌 가스 수요 환경이 받쳐준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폭증으로 가스 발전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흐름, 석탄에서 가스로의 발전 전환, 각국의 에너지 자립화 정책, 카타르 의존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동시에 작동한다. 향후 5~10년의 LNG 수요 곡선이 가파르고, YPF의 LNG가 본격 가동되는 2028년 이후가 정확히 그 수요 가속 구간과 겹친다.
드러켄밀러는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서 원자재 수출국에 비대칭으로 베팅해온 매크로 트레이더이고, 막스는 시장이 외면하는 자산에서 안전마진을 찾는 가치투자자다. 매크로 시각과 가치 시각이 같은 종목에서 만났다는 사실 자체가 시그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