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혼란스러운 한 주를 보내고 있습니다. 급락했다가 급등했다가 다시 급락하며 매일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 점을 분명히 짚고 싶습니다. TACO — 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럼프가 전 세계에 무자비한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생겨난 유행어입니다. 겉으로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며 강한 남자를 연출하지만, 진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하면 결국 물러선다는 것이죠.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1년 동안 TACO가 몇 번이나 있었는지 세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생각으로 이란을 공격했는지 가늠조차 되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나름의 이유를 제시하지만, 트럼프의 머릿속을 예측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명확합니다. 트럼프는 항상 물러선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번엔 무엇 때문에 물러설까요? 이란이 두려워서일까요?
그렇게 보이지 않습니다. 언론에서는 이란의 반격이 거세다느니 어쩌느니 하지만, 군사적 팩트는 그냥 두들겨 맞고 있는 수준입니다.
진짜 문제는 이란이 아니라 미국 내부에 있습니다.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곳곳에서 균열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2023년 SVB(실리콘밸리은행)는 장기국채에 묶인 채 금리 역풍을 버티지 못하고 붕괴했고, 이후에도 크고 작은 사모신용 시장의 이상 징후들이 계속됐습니다. 그리고 그 균열은 점점 규모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올해 2월, 블루아울이 BDC 상품의 환매를 전면 중단했습니다. 3월에는 블랙스톤이 사상 최대의 환매 요청(자산의 7.9%)을 맞닥뜨려 자체 자금 4억 달러를 긴급 투입해 가까스로 틀어막았고, 블랙록은 12억 달러의 환매 요청을 받고 5% 상한을 초과하는 금액은 아예 동결해버렸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은 이렇습니다. 2021년 제로금리 시대에 사모펀드들은 LBO(차입매수)를 위해 중견기업에 변동금리 부채를 잔뜩 실어뒀습니다. 금리가 치솟자 이자를 현금 대신 부채로 갚는 PIK 방식으로 버텨왔지만, 이제 그 길도 끊겼습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만 1,620억 달러에 달합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와 구조가 닮아 있습니다. 폭발의 여파를 당사자들조차 가늠하지 못한다는 점도 그때와 같습니다. 물이 턱 밑까지 차올랐고,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와르르 무너질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JP모건 CEO 다이먼은 "바퀴벌레가 한 마리 보이면 더 있다는 뜻"이라고 경고했고, '채권왕' 건들락은 "다음 금융위기의 최우선 후보는 사모신용"이라고 명시적으로 언급한 바 있습니다.
만약 이 문제가 폭발하면 어떻게 될까요. 트럼프는 임기 1년 만에 사실상 레임덕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중간선거 패배는 기정사실에 가깝고, 자칫하면 탄핵 저지선마저 무너질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증시 붕괴, 경제 붕괴가 얼마나 큰 정치적 파급력을 갖는지는 역사가 증명합니다.
트럼프 본인이 이를 몰라도, 재무장관 베센트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문제가 폭발하지 않도록 금리를 낮추거나 시장을 안정시킬 방법을 모색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 이로 인한 미 국채 10년물 금리의 재상승이 불러올 여파를 고려한다면, 트럼프는 결국 또 한 번 "자화자찬 승리"를 외치며 전쟁을 조기 종결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점은 이란의 60% 농축 우라늄을 확보한 이후가 될 것이라 봅니다.
만약 그 시점을 넘기게 된다면,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시나리오가 열립니다. 전쟁을 빌미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중간선거를 무력화함으로써 사실상 장기집권에 돌입하는 시나리오입니다.
결국 유가가 치솟고, 국채 시장에 균열이 생기고,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사모시장의 균열이 더 깊어질수록 — 트럼프는 또 한 번 Chicken Out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시나리오 대로 흘러간다면 임시 방편이긴 하지만 러시아 -> 인도 원유 수출 제재 해제, OPEC의 증산, 각국의 노력으로 인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원유는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