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엘니뇨가 온다
식량 공급망이 흔들린다
지구온난화 위에 얹히는 엘니뇨 — 팜유, 설탕, 커피, 대두, 쌀까지 글로벌 식품 물가를 뒤흔들 공급 충격 시나리오
올해 말, 슈퍼 엘니뇨가 온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기상 이변은 늘 있어왔지만 이번은 결이 다르다. 지구온난화로 기후 기저 자체가 높아진 상태에서 엘니뇨가 덮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단순한 날씨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식량 공급망을 흔드는 공급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엘니뇨란 무엇인가
엘니뇨는 수년마다 반복되는 자연현상이다.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면서 전 세계 강수 패턴을 뒤집어 놓는다. 비가 와야 할 곳에 가뭄이 오고, 건조해야 할 곳이 홍수에 잠긴다.
슈퍼 엘니뇨는 그 강도가 극단적인 국면으로,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C 이상 높아지는 경우를 말한다. 미국 기상청은 올해 10~12월 강한 엘니뇨 형성 확률을 ⅓로 보고 있고, 유럽 기후 모델은 그보다 높게 잡는다.
여기에 지구온난화가 변수로 작용한다. 온난화로 이미 해수면 온도가 높아진 상태에서 엘니뇨가 얹히면, 과거와 같은 강도의 엘니뇨도 실제 충격은 더 크게 나타난다. 출발선이 달라진 것이다.
어디가 맞나
슈퍼 엘니뇨는 지역별로 피해 양상이 다르다.
문제는 이 지역들이 하필 세계 식량 공급망의 핵심 생산지라는 점이다.
어떤 작물이 위험한가
팜유
이 두 나라가 가뭄에 들어가면 팜유 공급의 대부분이 흔들린다. 과자, 라면, 화장품, 바이오디젤까지 쓰임새가 광범위해 파급력이 크다.
설탕
브라질 사탕수수 산지에 가뭄이 오면 생산량이 직접 줄어든다. 유가까지 오르면 농가들이 사탕수수를 에탄올로 돌리는 유인이 커져, 식품용 설탕 공급은 이중으로 줄어든다.
커피
브라질은 가뭄, 베트남은 고온 건조 피해. 둘이 동시에 흔들리면 커피 공급의 절반 이상이 타격을 입는다. 2023~24년 엘니뇨 여파로 아라비카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다.
대두
글로벌 생산의 약 80%가 세 나라에 집중되어 있다. 남미 두 나라가 엘니뇨 가뭄권에 들어가면 대두·대두유 가격이 직격탄을 맞는다.
쌀
엘니뇨는 이 지역 전체에 가뭄 압력을 가한다. 2023년 인도가 돌연 쌀 수출을 금지하면서 국제 가격이 급등한 전례가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연결된다
팜유, 설탕, 커피, 대두, 쌀이 동시에 공급 충격을 받으면 식품 물가 전반이 들썩인다. 여기에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비료 가격이 이미 올라 있는 상태가 겹친다. 생산량도 줄고, 생산 비용도 오르는 구조다.
식품 인플레이션은 저소득층일수록, 식량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직격탄이 된다. UN 세계식량계획은 이미 전 세계 3억 명 이상이 식량 불안 상태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