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패권 도전, 그 중심에 선 알리바바

만리경2026-05-11조회 3좋아요 0
ALIBABA GROUP HOLDING LTD SPON ADS EACH REP 8 ORD SHSBABANYS매수
+6.41%
작성가
137.13
현재가
145.925
목표가
1,370
PER
24.6
PBR
2.20
EPS
6

중국의 패권 도전, 그 중심에 선 알리바바

다음 10년의 흐름을 가장 직접적으로 담은 한 종목에 관하여

2026년 5월 · 글로벌 매크로 & 기업분석

한 시대의 패권은 결국 인프라에서 결정된다. 19세기에는 철도와 석탄이었고, 20세기에는 석유와 고속도로였다. 21세기는 무엇인가. 일론 머스크가 지적했듯이, 결국 답은 전기다. AI 시대의 컴퓨팅은 거대한 전기 소비 장치이고, 데이터센터 한 곳이 작은 도시 하나만큼의 전력을 빨아들인다. 누가 안정적인 전기를 가장 많이 공급할 수 있는지가 다음 10년의 산업 지형을 결정한다.

중국이 이미 만들어 놓은 발전 인프라

이미지
중국이 사하라 사막에 추진 중인 대규모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실제 사진을 ai로 재구성)

위 사진은 과장이 아니다. 중국이 사막 한복판에 만들거나 추진 중인 태양광 발전 단지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대하다. 풍력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존 지상 풍력에 더해 고고도 풍력발전 같은 신기술까지 동시에 밀어붙이고 있다.

이미지
비행선처럼 공중에 띄우는 고고도 풍력발전기. 지상보다 높은 고도에서 더 강하고 일정한 바람을 활용해 발전하는 신기술
(실제 사진을 ai로 재구성)

중국은 여전히 석탄과 석유 의존도가 높은 나라다. 그 비판은 사실이다. 다만 그것과 별개로, 중국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큰 친환경 발전 인프라를 갖춘 나라다. 2024년 한 해 동안 추가한 풍력과 태양광 설비만으로도 전 세계 다른 모든 나라가 합쳐서 추가한 양보다 많았다. 그리고 그 속도는 매년 더 빨라지고 있다.

배터리 저장 시설과 송전망에 대한 투자도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 발전소만 짓는 게 아니라 그 전기를 실제로 쓸 수 있는 형태로 안정시키는 인프라 전반이 함께 완성되고 있다는 의미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중국은 막대한 양의 전기를 비교적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나라가 될 것이다.

미국의 오락가락, 중국의 일치단결

여기서 자본의 관점에서 진짜 중요한 차이가 등장한다. 정책의 방향보다 훨씬 무서운 것은 정책의 일관성이다.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사상 최대 규모의 친환경 보조금을 풀었다. 막대한 자본이 풍력과 태양광, 배터리 산업으로 몰렸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고 공화당이 백악관을 잡자 "드릴, 베이비, 드릴"이라는 구호와 함께 그 보조금이 대거 축소되거나 폐지됐다. 국제에너지기구는 미국의 향후 5년간 신재생 발전 추가 전망을 1년 만에 절반 가까이 하향 조정했다.

4년 뒤 정권이 다시 바뀌면 보조금이 다시 부활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다음 4년 뒤에는 또 뒤집힐 수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이 환경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20년짜리 발전소나 데이터센터 같은 거대 자본투자 결정을 내리기가 매우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자본은 정책의 방향을 사는 것이 아니라 정책의 일관성을 사들인다. 4년마다 규칙이 바뀌는 시장에서는 누구도 다음 20년을 베팅하지 않는다.

중국의 시스템은 정반대다. 당이 5개년 계획에서 방향을 정하면 국가, 지방정부, 국유 은행, 대기업, 인민이 같은 방향으로 정렬된다. 정권 교체로 정책이 뒤집힐 일이 없고, 임기 중간에 폐기될 우려도 없다. 기업은 비교적 안전하게 20년짜리 투자를 결정할 수 있다.

이 시스템 차이의 옳고 그름을 따지자는 게 아니다. 워런 버핏이 강조해왔듯, 정치 향방에 베팅하는 것은 가치투자의 본령이 아니다. 다만 자본배분의 관점에서 한 가지 결론은 명확하다. 다음 10년 동안 누가 더 큰 규모의 안정적인 에너지 인프라를 갖추게 될지에 대한 답은 거의 정해져 있다.

전기에서 데이터센터로, 그리고 클라우드로

이 매크로 인프라 그림은 산업 차원에서 어떻게 연결되는가. AI 시대의 컴퓨팅 인프라는 결국 거대한 전기 소비 장치다. 미국에서는 이미 일부 지역에서 데이터센터 확장이 전력 부족으로 막혀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신규 데이터센터 인허가가 송전 용량 문제로 수년씩 지연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반면 중국은 풍부한 발전 용량과 정부의 전략적 데이터센터 정책을 결합해 데이터센터 폭증 환경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데이터센터 인프라 위에서 가장 큰 규모로 돌아가는 회사가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사업이다.

아마존과 알리바바, 거울 같은 두 회사

글로벌 시장과 중국 시장은 마치 거울처럼 똑같은 회사 구조를 가지고 있다. 두 시장의 1위 기업이 만들어낸 사업의 모양은 거의 똑같다.

아마존

글로벌 시장 · 미국 상장

본업

이커머스 1위

클라우드

AWS · 세계 1위

AI

자체 모델 Nova · 자체 칩

알리바바

중국 시장 · 미국·홍콩 상장

본업

이커머스 1위

클라우드

아리윈 · 중국 1위

AI

Qwen 모델 · 자체 칩

이커머스에서 출발해 클라우드로 사업을 확장하고, 그 위에 자체 AI 모델과 자체 반도체까지 얹은 풀스택 회사. 미국에 아마존이 있고, 중국에 알리바바가 있다. 시장만 다를 뿐, 비즈니스 모델의 구조는 거의 거울처럼 똑같다. 한마디로 알리바바는 중국의 아마존이다.

그런데 시장은 이 두 회사를 똑같이 평가하지 않는다. 아마존은 약 32배의 가격에 거래되고, 알리바바는 약 18배의 가격에 거래된다. 같은 사업 모델, 같은 시장 1위 지위, 같은 풀스택 AI 야망. 그런데 가격 배수는 거의 두 배 차이가 난다.

물론 두 회사가 처한 환경은 똑같지 않다. 미국 시장의 안정성, 통화의 신뢰도, 정치 리스크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가격 배수만으로 어느 쪽이 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이 차이의 상당 부분은 명백히 중국에 대한 시장의 깊은 불신을 반영한 결과다. 그리고 가치투자의 출발점은 언제나 시장이 과도하게 비관할 때 그 비관이 정당한지를 다시 묻는 일이다.

알리바바의 꾸준한 성장

이 회사의 매출은 지난 7년간 꾸준히 성장해왔다. 마윈 사건 이후 중국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 코로나 봉쇄, 중국 내수 부진 같은 악재가 줄줄이 있었음에도 절대 규모는 멈추지 않고 커졌다.

알리바바 연간 매출

단위: 십억 달러 · 회계연도 기준

0 50 100 150 $56B 2019 $72B 2020 $109B 2021 $134B 2022 $126B 2023 $130B 2024 $137B 2025

알리바바 연간 영업이익

단위: 십억 달러 · 회계연도 기준

0 5 10 15 20 25 $8.5B 2019 $13B 2020 $13.7B 2021 $15B 2022 $15B 2023 $17.2B 2024 $20.3B 2025

7년 동안 매출은 약 2.4배, 영업이익도 약 2.4배 성장했다. 한국 가치투자자들이 좋아할 만한 흐름이다. 거대 기업이 외부 충격을 겪으면서도 본업의 체력을 잃지 않고 꾸준히 절대 규모를 키워온 그림이다.

그런데 이번 분기에 흐름이 깨졌다

2026년 3월에 공시된 가장 최근 분기 실적은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알리바바 가장 최근 분기 실적 (2025년 10월~12월)

매출

$40.7B

전년 대비 +2%

영업이익

$1.5B

전년 대비 -74%

매출은 그대로인데 영업이익이 4분의 1 토막이 났다. 표면적으로 보면 끔찍한 숫자다. 한국 가치투자 커뮤니티에서도 이 분기 실적이 나온 직후 알리바바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글이 많이 나왔다. 표면 숫자만 보면 당연한 반응이다.

그런데 진짜 가치투자자가 할 일은 표면 숫자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왜 깎였는지를 분해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분해의 결과는 정반대의 그림을 보여준다.

왜 깎였는가 — 투자를 너무 많이 했다

답은 단순하다. 매출은 늘었는데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늘었다. 그중에서도 비용 증가의 대부분이 단 한 항목에서 나왔다. 마케팅비다. 마케팅비가 전년 대비 약 70% 증가했다.

그 마케팅비가 어디로 갔는지 회사는 공시에서 직접 밝히고 있다.

첫째, 즉시 배송 사업에 대한 보조금

알리바바는 자회사 음식 배달 앱을 "타오바오 인스턴트 커머스"로 리브랜딩하고, 본격적으로 메이투안과 즉시 배송 시장에서 경쟁에 들어갔다. 이 사업의 매출은 분기 동안 50% 이상 늘었지만, 그 성장은 막대한 보조금을 푼 결과다.

둘째, 클라우드와 AI 인프라에 대한 직접 투자

분기 동안 자본 투자만 약 40억 달러 규모였다. 알리바바는 향후 3년에 걸쳐 한화로 70조 원 이상의 자금을 클라우드와 AI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 결과 같은 분기 클라우드 매출은 36% 성장했고, 클라우드 사업의 이익도 25% 늘었다. 인프라 투자가 이미 결실로 돌아오고 있다는 의미다.

이 두 가지 투자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클라우드 투자는 이미 점유율을 확장하면서 동시에 이익도 늘리고 있는 좋은 투자다. 멍거의 표현을 빌리자면 "해자를 깊게 파는 투자"다. 반면 즉시 배송 보조금은 점유율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출혈이다.

표면 숫자에 가려진 진짜 그림은 이렇다. 알리바바는 본업의 안정적인 이익을 깎아서 다음 10년의 자리를 사고 있다. 영업이익이 4분의 1 토막 난 것은 그 비용표일 뿐이다.

중국 클라우드 시장에서 점유율을 가속도로 확대 중

이 막대한 투자가 만들어내는 결과는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분기별 매출 성장률에서 가장 또렷하게 드러난다. 알리바바 자체 분기 공시 자료를 일렬로 늘어놓으면 그림은 단순하다.

알리바바 클라우드 분기별 매출 성장률

전년 동기 대비 · 알리바바 공시 자료 기준

0 10 20 30 40 +3% 23.12 +3% 24.3 +6% 24.6 +7% 24.9 +13% 24.12 +18% 25.3 +26% 25.6 +34% 25.9 +36% 25.12

2023년 말 단 3%에 머물던 클라우드 매출 성장률은 9분기 만에 36%까지 올라왔다. 단순히 회복한 것이 아니라 분기마다 가속하면서 우상향한 그림이다. 같은 기간 AI 관련 제품 매출은 10분기 연속으로 세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회사 표현으로는 "고객의 수요 증가 속도를 우리가 새 서버를 배치하는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수준이다.

가치투자에서 말하는 "확장하는 해자"의 거의 교과서적인 모습이다.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고, 그 안에서 알리바바가 가장 빠르게 매출을 늘리고 있다. 특히 중국 금융기관이 사용하는 클라우드 시장에서는 알리바바의 점유율이 43%에 달한다. 중국 정부가 가장 민감하게 다루는 금융 시스템의 절반 가까이가 알리바바의 인프라 위에서 돌아가고 있다는 의미다. 마윈 사건 이후 정부와의 관계가 회복되었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 중 하나다.

자체 AI 모델과 자체 반도체까지 — 풀스택 구조

알리바바가 단순히 클라우드 사업자가 아니라 진짜로 AI 시대의 거인이 될 수 있는 이유는 풀스택 구조에 있다. 모델, 인프라, 반도체 세 층을 모두 자체적으로 보유한 회사는 전 세계에 몇 군데 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구글이 그렇고, 중국에서는 알리바바가 그렇다.

알리바바의 자체 AI 모델 "큐웬"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오픈소스 모델 중 하나다. 소비자용 큐웬 앱은 2026년 2월 기준 월 사용자가 3억 명을 넘었다. 자체 반도체 자회사도 자체 그래픽 처리 장치를 생산해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인프라에 직접 투입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 칩의 중국 수출을 제한할수록, 이 자체 반도체의 가치는 더 올라간다.

그 결과 알리바바는 중국 안에서 미국 클라우드 빅테크가 진입할 수 없는 영역의 풀스택 사업자가 되었다. 미국 회사들이 중국 본토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는 한, 이 자리는 누구도 빼앗을 수 없다.

현금과 재무 체력

영업이익이 깎이긴 했지만 회사의 재무 체력은 매우 견고하다. 가장 최근 분기말 기준으로 알리바바가 보유한 현금과 단기 투자 자산은 약 800억 달러에 이른다. 시가총액의 약 4분의 1이 현금이라는 의미다. 차입금을 빼고도 순현금이 약 100억 달러 수준이다.

영업이익이 1년쯤 더 깎여도 회사가 흔들릴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70조 원짜리 3년 AI 투자 계획도 외부 차입 없이 자체 자금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가치투자자가 가장 좋아하는 형태의 재무구조다.

그래서, 어떻게 봐야 하나

다음 10년 동안 중국에서 일어날 일을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다. 정부의 일관된 정책 지원, 세계 최대 규모의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그 전기를 끌어다 쓰는 거대한 AI 데이터센터, 그리고 미국 제재 속에서도 한 걸음씩 추격해가는 자체 반도체 기술. 이 네 가지 흐름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나라는 지구상에 중국 하나뿐이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가 노광 장비 없이 5나노 이하 공정 양산을 시도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고, 자체 노광 장비 시제품이 가동되고 있다는 소식까지 나오고 있다. 진위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이 기술 혁신이 실제로 결실을 맺는 순간, 그 위에서 가장 큰 규모로 데이터센터를 굴리는 회사가 가장 큰 수혜를 본다. 중국 시장에서 그 자리에 있는 회사는 사실상 알리바바 하나뿐이다.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아마존의 절반 수준 가격에 거래되고, 시가총액의 4분의 1을 현금으로 들고 있으며, 본업의 이익을 깎아가며 다음 10년의 자리를 사고 있는 회사. 데이비드 테퍼가 자신의 포트폴리오 1위 종목으로 유지하고 있고, 찰리 멍거가 생전에 매수했던 회사. 모든 그림이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다만 거장들이 들어갔던 시점보다 가격은 두 배 가까이 올라와 있다. 안전 마진은 그만큼 좁아져 있고, 미중 갈등의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결국 진입 결정은 각자의 위험 감내와 시간 지평에 맡길 일이다. 그러나 다음 10년 동안 중국 안에서 만들어질 거대한 흐름에 노출되고 싶다면, 답은 거의 정해져 있다.

· · ·

이 리포트가 도움이 됐다면 공유해주세요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