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장부에는 위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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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장부에는 위기가 없다.

중국 부실채권 3조 달러, 그리고 그것을 인식하지 않는 방식.

중국의 공식 부실채권 비율은 1.5%다. 시중은행 장부에 적힌 숫자만 보면 중국 금융 시스템은 멀쩡하다. 부동산이 무너졌고, 명목 성장률이 코로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고, 정부가 6대 은행에 1,000억 달러 자본을 새로 넣었는데도 — 부실 비율은 그대로다.

문제는 이 1.5%가 진짜가 아니라는 점이다. 민간 추정치는 그것의 7배에서 13배 사이에 분포한다. 차이는 약 3조 달러. 한국 국내총생산의 1.5배가 넘는 규모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가? 답은 단순하다. 부실을 부실로 인식하지 않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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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역의 유령도시는 부실 채권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가시적인 증거다. 그러나 그조차 공식 장부에는 인식되지 않는다.

공식 부실은 1.5%, 실제는 그 10배

중국 공식 부실채권 비율은 호황기든 불황기든 1.5% 근처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부동산 위기가 본격화된 2022년에도, 명목 성장률이 1970년대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2024년에도, 이 숫자는 그대로였다.

그러나 외부 분석가들의 추정은 전혀 다르다. 런던 소재 매크로 리서치 회사 앱솔루트 스트래티지 리서치(Absolute Strategy Research)의 신흥시장 이코노미스트 애덤 울프(Adam Wolfe)는 실제 부실채권 비율을 약 10%로 본다. UC 샌디에이고의 빅터 시(Victor Shih) 교수와 일부 중국 관료의 내부 추정치는 15~20%까지 올라간다.

만약 10%가 맞다면, 장부에 잡히지 않은 부실채권만 약 3조 달러다. 이는 중국 국내총생산의 17%에 해당한다. 비교 기준으로, 2000년대 초 일본의 부실채권은 GDP의 약 3분의 1에 달했다. 중국은 그 절반 수준에 와 있고, 좀비 기업 증가 속도는 일본보다 빠르다.

공식 발표 vs 외부 추정 — 같은 시스템, 다른 숫자

중국 시중은행 부실채권 비율, 출처별 추정치

0% 5% 10% 15% 20% 25% 1.5% 10% 20% 공식 발표 중국 금융감독당국 민간 추정 Absolute Strategy 최고 추정 UCSD · 내부 관료

출처: Bloomberg, Absolute Strategy Research, EUISS 보고서

흥미로운 점은 공식 1.5%가 너무 일정하다는 사실 자체다. 중국 부동산 거품이 무너지고 지방정부 부채 위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이 숫자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 곧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좀비 기업이 자본을 흡수하고 있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연구는 중국 좀비 기업의 자산 비중을 추적했다. 2018년 비금융 기업 자산의 5%였던 좀비 기업 비중이 2024년에는 16%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동산 섹터의 좀비화 속도가 가장 빨랐지만, 최근에는 제조업과 서비스업까지 확산되고 있다.

좀비 기업의 정의는 단순하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못 갚는 상태가 3년 이상 지속되는 회사다. 앱솔루트 스트래티지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 상장 비금융 기업의 약 10%가 이 기준에 해당한다.

본문 사례 중 한 명인 저장성의 플라스틱 공장 사장 톰 후는 73만 달러의 은행 대출이 있다. 매출은 운영비를 겨우 충당하는 수준이고, 이자를 낼 여력이 없다. 코로나 이후 인력을 90% 줄였다. 객관적으로 그는 채무불이행 상태다. 그러나 은행은 그를 부실 대출자로 분류하지 않는다. 상환 기간을 미뤄주고, 이자를 자본에 더해주고, 만기를 연장해준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솔직히 경제가 더 나빠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신용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싶지 않고, 은행도 부실 대출이 늘어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신용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싶지 않고, 은행도 부실 대출이 늘어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 — 양쪽이 인식하지 않기로 합의하면, 부실은 장부에 없다.

어떻게 인식하지 않는가

중국이 부실을 부실로 인식하지 않는 방식은 정교하고 광범위하다. 핵심 도구는 '포비어런스(forbearance, 상환유예)'라 부르는 정책이다.

코로나 시기 도입된 중소기업 대상 상환유예 정책은 2024년 부동산 개발사와 다른 일시적 곤란을 겪는 기업까지 확대됐다. 현재 9조 4,000억 위안(약 1조 3,800억 달러) 규모의 대출이 이 정책의 적용 대상이다. 이 정책은 내년 말까지 유효하다.

분석가들은 중국 전체 대출의 약 40%가 어떤 형태로든 상환유예에 해당하거나 적용 받고 있다고 추정한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식이 작동한다.

첫째, 만기 연장.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차주의 대출은 회수되는 대신 만기가 자동으로 연장된다.

둘째, 이자 자본화. 차주가 이자를 못 내면, 그 이자를 원금에 더해서 다시 빌려준 것으로 처리한다. 장부상 이자는 지급된 것처럼 보인다.

셋째, 분류 조작. 90일 이상 연체된 대출은 부실로 분류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실제로는 분류 자체가 주관적이다. 부실 직전의 대출들은 "특별 감독(special mention)" 또는 그냥 "정상(normal)" 카테고리에 머무른다.

넷째, 모기지 페이먼트 홀리데이. 일부 국유 은행은 현금이 부족한 모기지 대출자에게 최대 2년간 상환을 미뤄주는 휴가를 제공한다. 이는 압류 대신 시간을 사는 방식이다.

중국 국가감사원 보고서를 기반으로 한 블룸버그 계산에 따르면, 5년간(2024년까지) 일부 은행들이 합쳐서 약 8,000억 위안 규모의 부실 자산을 은닉한 것으로 추정된다.

원리

시장가격이 없는 자산은 마크다운이 일어나지 않는다. 사적 시장의 대출, 비공개 회사의 평가, 중국식 자체 분류 — 모두 같은 메커니즘이다. 평가가 자체적이면 손실 인식도 자체적이다. 그리고 시간을 끌 수 있다.

일본화의 길

중국이 가고 있는 길은 새로운 길이 아니다. 1990년대 일본이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부실을 처리했다. 일본 은행들은 부실채권을 인식하는 대신 차주에게 추가 대출을 해주며 시간을 끌었다. 그 결과는 잘 알려져 있다 — '잃어버린 30년'이다.

두 가지 지표를 비교해보자.

일본 부실채권 피크 (2000년대 초): 국내총생산의 약 33%. 중국 추정 부실채권 (현재): 국내총생산의 약 17%. 절대 수준으로는 일본의 절반 정도다.

그러나 한 가지 — 좀비화 속도 — 에서 차이가 있다. 댈러스 연준에 따르면 중국 좀비 기업 자산 비중은 6년 만에 5%에서 16%로 3배 이상 늘었다. 일본이 이 길을 천천히 30년에 걸쳐 걸었다면, 중국은 같은 변화를 훨씬 짧은 시간에 진행 중이다.

일본화에는 명확한 비용이 있다. 좀비 기업이 자본을 흡수하면, 건강한 기업으로 갈 신용이 줄어든다. 2024년 중국 신규 대출 규모는 2018년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인민은행은 2025년 4년 만에 가장 적은 금리 인하만 단행했다. 은행의 순이자마진이 사상 최저 수준이라 더 내릴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로디움 그룹(Rhodium Group)의 로건 라이트(Logan Wright)는 이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금융 시스템이 점점 더 적은 신규 신용 중 점점 더 많은 비율을 비생산적인 지방정부와 국유 기업에 빌려준다. 단지 그들이 무너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시장은 어떻게 보고 있는가

중국 부실채권의 실제 규모와 영향에 대해 시장은 두 가지로 갈린다.

모건스탠리의 중국 금융 리서치 책임자 리차드 쉬(Richard Xu)는 낙관적이다. 그가 분석한 '고위험 금융자산' 비중은 2017년 30%에서 2025년 말 4.9%로 떨어졌고, 2027년까지 약 3%로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의 자본 투입과 부실 자산 매각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디움 그룹의 라이트는 비관적이다. 그는 현재 상황을 위기도 붕괴도 아닌 "장기 부패(prolonged decay)"로 규정한다. 시스템이 무너지지는 않지만, 천천히 비생산적인 곳에 자본을 묶어두며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는다는 진단이다.

실제 시장 가격은 어떨까. 중국공상은행(ICBC) 홍콩 주가는 올해만 12% 올랐다. 배당수익률은 5%대다. 투자자들은 부실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끝까지 받쳐준다"는 신뢰에 베팅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오토노머스 리서치(Autonomous Research)의 샬린 추(Charlene Chu)는 이 구조를 명료하게 정리한다. "당국은 부실을 한꺼번에 인식할 수 없다는 걸 안다. 그렇게 하면 특히 중소 은행 다수가 구제금융이 필요해진다."

그래서 결론은 이렇다. 중국 은행 주식은 부실의 진실 여부가 아니라, 정부 백스톱의 지속 여부에 베팅하는 종목이 됐다. 가치평가는 더 이상 자산 건전성에 기반하지 않는다.

◆ ◆ ◆

금융 위기는 없습니다.
그러나 경제에서 공짜 점심은 없죠.

그 대가는 그저
성장, 효율성, 생산성입니다.

"There's no financial crisis, but there's no free lunch in economics. The price is just growth, inefficiency and low productivity."


빅터 시 (Victor Shih)

UC 샌디에이고 부교수 · 중국 금융 전문가

위기는 없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중국 부실채권의 본질은 "은행 위기가 일어날 것이냐"가 아니다. 정부가 자본을 계속 넣고 상환유예를 유지하는 한, 시중은행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당국은 그 시나리오를 막을 능력과 의지를 모두 가지고 있다.

진짜 본질은 "부실이 인식되지 않은 채 자본이 비생산적인 곳에 묶이는 상태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다. 이는 일본이 1990년대부터 보여줬듯, 위기보다 훨씬 더 길고 처리하기 어려운 문제다.

공식 1.5%와 실제 추정 10~20%의 격차는 단순한 회계 차이가 아니다. 그 격차만큼이 중국 경제의 미래 성장에서 빠져나간 부분이다. 빠르게 인식되면 위기로 끝나고, 천천히 인식되면 사이클로 끝난다. 중국은 두 번째 길을 골랐다.

장부에는 위기가 없다. 그래서 위기는 사라진 게 아니라, 시간 속에 분산되어 흐른다. 한국 투자자가 봐야 할 것은 이 분산된 흐름이지, 폭발의 순간이 아니다.

기사 원문

China's $3 Trillion of Hidden Bad Debt Prolongs Economic Pain

Bloomberg · 2026년 5월 13일

원문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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