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도, SVB도 처음엔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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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도, SVB도 처음엔 작았다.

사모대출 균열, 익숙한 패턴이 다시 보인다.

지난주 같은 날 두 가지 뉴스가 묶여 나왔다. KKR이 공동운용하는 사업개발회사(BDC) "FSK"가 1분기에 약 5억 6,000만 달러 손실을 인식했고, KKR이 3억 달러를 직접 출자해 펀드를 떠받쳤다. 같은 시점에 아폴로는 자사 사업개발회사 "MFIC"를 약 30억 달러 가치로 매각하는 협상에 들어갔다.

대부분의 반응은 비슷했다. "30억 달러? 별 거 아니네."

규모만 보면 맞는 말이다. 그래서 위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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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15일, 리먼 브라더스가 무너졌다. 그러나 첫 신호는 15개월 전, 작은 헤지펀드 두 개에서 나왔다.

수치만 보면 정말 작긴 하다

MFIC는 30억 달러, FSK는 약 130억 달러 규모다. 두 펀드를 합쳐도 160억 달러대. 2023년 3월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이 2,000억 달러가 넘었다는 걸 떠올리면, 이번 사건은 그 10분의 1도 안 된다.

미국 사업개발회사 섹터 전체를 다 합쳐도 4,000억 달러 정도다. 이걸 더 큰 사모대출 시장으로 확장하면 약 3조 5,00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이번에 흔들린 두 펀드는 사모대출 시장 전체의 1%도 안 되는 비중이다.

수치만 보면 작다. 그래서 시장 충격도 없었고, 대부분의 투자자는 이 뉴스를 그냥 흘려 넘겼다. 주요 매체 헤드라인 한 줄로 다뤄지고 끝났다.

핵심

규모가 작은 게 함정이다. 매크로 위기는 정의상 가장 약한 고리부터 끊어지고, 약한 고리는 정의상 작다. 작은 균열이 가시화될 때, 같은 압력은 이미 더 큰 곳에도 작동하고 있다.

베어스턴스 헤지펀드라는 신호

2007년 6월, 베어스턴스 산하 두 헤지펀드가 무너졌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담보 증권에 투자하던 펀드들이었다. 자기자본 규모로는 시스템 전체에 비해 작았다.

시장 반응은 두 가지였다. "베어스턴스의 개별 문제다." 그리고 "서브프라임은 격리되어 있다."

약 15개월 뒤 리먼 브라더스가 무너졌다. 자산 약 6,400억 달러를 가진 미국 4위 투자은행이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베어스턴스 본체도 2008년 3월 JP모건에 헐값에 인수됐다.

2007년 6월의 그 두 헤지펀드는 원인이 아니었다. 신호였다. 모기지 담보 증권을 자체 평가로 떠받치던 운용사들이 더 이상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첫 번째 균열. 그 균열이 가시화됐을 때, 같은 가격 하락 압력은 이미 시스템 전체에 작동하고 있었다.

실버게이트라는 신호

2023년 3월 8일, 실버게이트 캐피털이 자율 청산을 발표했다. 작은 암호화폐 전문 은행이었다. 시장은 "암호화폐 섹터의 개별 문제"로 분류했다.

이틀 뒤 SVB가 무너졌다. 그 이틀 뒤 시그니처 은행이 폐쇄됐다. 그리고 약 두 달 뒤 퍼스트 리퍼블릭이 JP모건에 인수됐다. 한 달 반 사이에 무너진 SVB·시그니처·퍼스트 리퍼블릭 세 은행 자산만 합쳐도 약 5,500억 달러에 달했다.

실버게이트는 원인이 아니었다. 신호였다. 금리 급등으로 보유 채권에 평가손실을 누적시키던 은행들의 첫 번째 균열이었다. 그 균열이 가시화됐을 때, 같은 평가손실 압력은 이미 SVB의 1,000억 달러대 채권 포트폴리오에도 누적되고 있었다.

"작은 게 무너진다"는 결론이 아니라 신호다. 같은 압력이 더 큰 곳에도 이미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

왜 하필 BDC가 이번 사이클의 약한 고리인가

사모대출은 지난 10년간 가장 빠르게 부풀어 오른 신용 카테고리다. 도드-프랭크 법으로 은행이 위험 대출을 줄이면서, 그 공간을 사모펀드가 채웠다. 결과적으로 은행 시스템 밖에서 만들어진 그림자 신용이 3조 5,000억 달러 규모로 커졌다.

여기에 세 가지 구조적 약점이 있다.

첫째, 시장가격이 없다. 사모대출은 운용사가 분기마다 자체 평가한다. 부실이 발생해도 순자산가치(NAV)를 조금씩만 깎으면서 시간을 끌 수 있다. 부실을 인식하지 않고 시간을 끄는 이런 방식은 1990년대 일본 좀비 은행, 2008년 직전 모기지 트랜치 평가에서도 똑같이 작동했던 메커니즘이다. 시간을 끌수록 손실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누적된다.

둘째, 이중 레버리지가 걸려 있다. 사업개발회사는 자기자본에 2배까지 은행에서 차입한다. 그리고 그 회사 지분을 산 투자자도 보통 신용을 끼고 들어간다. FSK 주가가 1년간 절반 가까이 빠진 건 이 이중 레버리지가 풀리는 과정이다.

셋째, 자금 공급은 메이저 은행이 한다. JP모건이 FSK 신용한도를 자른 게 바로 그 시작이다. 만약 다른 사업개발회사들의 신용한도도 같은 패턴으로 줄어들면, 사모대출 시장 전체가 디레버리징 압력을 받는다. 그리고 그 손실의 일부는 결국 은행 장부로 돌아간다. 대형 은행의 사모대출 익스포저는 1,0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한 분기 만에 뛰어오른 부실 비중

아폴로 MFIC와 KKR FSK, 비발생 대출(이자 미지급 대출) 비중 변화

0% 1% 2% 3% 4% 5% 6% 7% 3.9% 3.4% 5.3% 4.2% 2025년 4분기 2026년 1분기 MFIC (아폴로) FSK (KKR)

출처: 각 사 분기 실적 공시

두 회사 모두 한 분기 만에 부실 비중이 크게 뛰었다. MFIC는 3.9%에서 5.3%로 1.4%포인트, FSK는 3.4%에서 4.2%로 0.8%포인트 상승했다. 한 분기 변화 폭이 이 정도면, 같은 속도가 한 분기만 더 이어져도 6% 후반대로 진입한다. 미국 BDC 섹터의 역사적 평균이 2~3% 수준이었다는 걸 떠올리면 분명한 스트레스 구간이다.

그리고 버핏도 같은 우려를 표명했다

흥미로운 건, 워런 버핏이 두 달 전 CNBC Squawk Box에서 사모대출에 대해 직접 코멘트한 적이 있다는 점이다. 베키 퀵이 사모대출이 전염을 일으킬 수 있는지 묻자 버핏은 이렇게 답했다.

베키 퀵: 사모대출 상황에 우려할 만한 이슈가 충분히 있어서 전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십니까?

버핏: 잘 모르겠습니다. 정확히 뭐가 일어날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래서 우리는 어떤 상황에든 대비하고 싶다는 것이고, 그래서 우리는 항상 현금과 국채를 들고 있을 겁니다. 머니마켓펀드는 안 가집니다. 2008년에도 안 가졌어요. 기업어음도 2008년에 안 가졌습니다. 법정 화폐는 단 하나뿐이니까요.

CNBC Squawk Box, 2026년 3월 31일

버핏의 화법은 늘 그렇듯 절제되어 있지만, 의미는 분명하다. "잘 모르겠다"는 답이 곧 우려의 표명이다. 그가 평소 충분히 이해한 시장에는 자본을 배치하고, 이해하지 못한 곳에는 안 들어간다는 원칙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현재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 보유고는 약 3,970억 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이고, 12분기 연속 주식 순매도 — 수십 년 만에 가장 긴 매도 행렬이다.

그리고 버핏이 5월 2일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에서 CNBC에 한 말이 이 모든 신호를 한 줄로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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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일어날 거라고 떠드는 일은
굳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진짜 위기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갑자기 나타나니까요.

무언가 진짜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죠.

"Something will come out of the blue."


워런 버핏

CNBC 인터뷰 · 버크셔 해서웨이 2026 연례 주주총회

이 말의 핵심은 "the blue"다. 즉 지금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곳이 아니라, 아무도 보지 않는 방향에서 문제가 튀어나온다는 것이다. 시장이 알고 있는 위험은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고, 진짜 충격은 늘 사람들이 작다고 무시한 균열에서 시작된다 — 버핏이 60년의 사이클을 겪으면서 도달한 결론이다.

지금 봐야 할 것들

이번 사건이 30억 달러로 끝날지, 더 큰 게 올지를 구분하려면 다음 몇 가지를 봐야 한다.

블랙스톤 BCRED(약 800억 달러 규모, 비상장 사업개발회사 중 최대). 분기 환매 한도 작동 여부와 NAV 마크다운 속도가 결정적이다.

블루아울, Ares Capital 같은 상장 사업개발회사 빅2. 이들의 순자산가치 대비 주가 디스카운트가 어디까지 가는지.

JP모건과 다른 메이저 은행들이 BDC 신용한도를 추가로 자르는지. FSK 한 곳만 자른 건지, 패턴인지.

소프트웨어 차주의 추가 부실. 메달리아 외에 다른 사모펀드 포트폴리오에서 또 나오는지. AI 디스럽션 가설이 맞다면 줄줄이 나온다.

연준 인하 시점. 인하가 지연되면 차환 부담으로 부실이 가속되고, 빨라지면 유예 시간을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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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달리오가 정리한 부채 사이클. 사모대출은 지난 10년 호황의 산물이고, 사이클은 늘 약한 고리에서부터 가시화된다.

작은 균열의 무게

"30억은 작다"는 결과적으로 맞을 수 있다. 그게 베이스 시나리오일 수 있다. 사모대출 시장이 천천히 디레버리징하면서 큰 충격 없이 조정되는 그림.

하지만 매크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 시나리오에 베팅하는 게 아니라, "충격이 있을 시나리오"의 확률이 한 단계 올라갔다고 가격을 다시 매기는 것이 맞는 반응이다.

작아 보이는 게 함정이다. 2007년 6월 베어스턴스 헤지펀드도 작았다. 2023년 3월 실버게이트도 작았다. 그리고 두 번 다, 그 작은 균열에서 한 분기에서 1년 사이에 시스템 위기가 따라왔다.

버핏이 사상 최고 수준의 현금을 쥐고 기다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람들이 보는 곳에서 위기가 오는 게 아니라,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갑자기 튀어나온다. 그리고 그 신호는 늘 작고, 무시당하기 좋게 생겨 있다.

규모는 작다. 하지만 마크다운이 시작됐다는 사실 자체가 신호다. 그리고 신호가 가시화됐을 때, 같은 압력은 이미 시스템 전체에 작동하고 있다.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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